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 가상 축어록 (Sample Verbatim Transcript) — AI 사례개념화 실습용 — 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 내담자: 김지영 (가명, 여, 24세, 대학원 석사 1년차) 상담사: 박수현 (가명) 회기: 3회기 날짜: 2026-03-20 시간: 50분 [배경] - 주 호소: 학업 스트레스, 자존감 저하, 대인관계 위축 - 1회기에서 부모의 높은 기대와 학업 성적 간의 괴리를 이야기함 - 2회기에서 교수와의 갈등 상황 및 연구실 내 대인관계 어려움을 보고함 - 과거력: 고등학교 때 한 차례 상담 경험 (3회기로 종결) 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 [00:00] 상담사: 지영씨, 오늘 어떤 마음으로 오셨어요? 내담자: (한숨) ...사실 이번 주에 좀 힘든 일이 있었어요. 중간고사 성적이 나왔는데... (5초 침묵) 상담사: 성적이 나왔군요. 내담자: 네. C+이에요. 전공 과목인데. 솔직히 예상은 했어요. 시험 때 머리가 하얘져서 아는 것도 못 썼거든요. 근데 막상 성적표를 보니까... 아, 나는 진짜 안 되는 사람이구나, 그런 생각이 확 들었어요. 상담사: "나는 진짜 안 되는 사람이다"라는 생각이 들었군요. 그 순간 어떤 기분이었어요? 내담자: 그냥... 무너지는 느낌이요. 주변 애들은 다 잘하잖아요. 수빈이는 A+ 받았고, 민지도 B+이래요. 나만 이러고 있으니까... (목소리 떨림) 왜 나만 이럴까, 계속 그 생각만 했어요. 상담사: 주변 친구들과 비교가 되면서 더 힘들었겠네요. 내담자: 네. 사실 수빈이가 "지영아 너 몇 점이야?" 물어봤을 때 대답을 못했어요. "아직 안 봤어" 이렇게 둘러댔는데, 그 순간 제가 너무 비참했어요. [05:30] 상담사: 친구에게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을 때 어떤 마음이 들었어요? 내담자: 창피했어요. 그리고 혼자 된 느낌? 다들 자기 성적 얘기하면서 웃고 있는데, 저만 빠져있는 것 같은. 그래서 그날 저녁 모임도 안 갔어요. 핑계 대고. 상담사: 모임에 가지 않은 건 어떤 마음에서였을까요? 내담자: 가면 또 성적 얘기 나올 거잖아요. 그리고... 제가 거기 있으면 분위기를 망칠 것 같았어요. 다들 좋은 성적 받아서 기분 좋은데 저만 우울하면... 폐를 끼치는 거 같아서. 상담사: "내가 있으면 폐를 끼친다"는 생각이 드셨군요. 내담자: (고개 끄덕) 네. 항상 그래요. 제가 기분이 안 좋을 때는 사람들을 피해요. 제 기분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. 그리고 솔직히... 위로받을 자격이 있나 싶기도 하고. [10:15] 상담사: "위로받을 자격"이라는 표현이 와닿아요. 좀 더 얘기해주실 수 있어요? 내담자: (8초 침묵) ...음... 다른 애들은 진짜 열심히 했는데 성적이 안 나온 거면 위로받을 수 있잖아요. 근데 저는요, 솔직히 공부를 제대로 못했어요. 하려고 앉으면 집중이 안 되고, 유튜브 보다가 시간 가고, 새벽에 후회하고. 그러면서 성적이 안 나왔으니까 제 잘못이잖아요. 그런데 거기서 위로를 바라는 건... 좀 뻔뻔한 것 같아요. 상담사: 집중이 안 됐던 건 어떤 이유라고 생각하세요? 내담자: 모르겠어요. 아니, 사실은... 좀 무서웠던 것 같아요. 공부를 진짜 열심히 했는데도 안 되면 어떡하지? 그 생각이 들면 아예 시작을 못하겠더라고요. 안 하면 "안 해서 그렇지, 하면 되겠지" 이렇게 생각할 수 있잖아요. 근데 진짜 했는데 안 되면... 그건 진짜 제가 부족한 거니까. 상담사: 그러니까, 노력해서 실패하는 것보다 노력하지 않는 게 덜 무서웠다는 거네요. 내담자: (눈물) 네, 맞아요. 근데 그게 또 자기혐오로 이어져요. 왜 못하냐고. 이 악순환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어요. [15:40] 상담사: 이 패턴이 언제부터였는지 기억나세요? 내담자: ...고등학교 때부터요. 아니, 중학교 때부터인 것 같기도 해요. 중학교 때까지는 공부를 잘했거든요. 반에서 1등도 했고. 근데 고등학교 가니까 잘하는 애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. 갑자기 중간도 안 되는 성적이 나오니까... 그때부터 "나는 원래 이 정도 사람이었나?"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. 상담사: 그때 부모님 반응은 어땠어요? 내담자: 엄마가... (12초 침묵) 엄마가 한번 그러셨어요. "너 중학교 때는 잘했잖아. 왜 갑자기 이러니." 그 말이요. 지금도 기억나요. 저녁 먹으면서 성적표 보시다가 그냥 그 한마디.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설거지하러 가셨어요. 상담사: 그 말을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었어요? 내담자: (울음) 제가... 실망시켰구나. 그리고 엄마가 기대하는 나는 "중학교 때의 나"인데, 지금의 나는 그 사람이 아닌데. 엄마는 그 차이를 이해 못하시는 것 같았어요. [20:10] 상담사: "엄마가 기대하는 나"와 "지금의 나" 사이에 간격이 있다고 느끼시는 거네요. 내담자: 네, 맞아요. 엄마는 제가 뭐든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. 어렸을 때부터 그랬어요. 학교에서 상 받으면 "역시 우리 딸!" 이러시고, 못하면... 못하면 말이 없으세요. 아예 없는 거예요. 실망한 건 알겠는데 아무 말도 안 하시니까 더 무서운 거예요. 상담사: 잘했을 때만 반응이 있고, 못했을 때는 침묵이시군요. 그 침묵이 어떻게 느껴졌어요? 내담자: (13초 침묵) ...제가 사랑받으려면 잘해야 한다는 거잖아요, 결국. (눈물) 그냥 있는 그대로의 저는... 별로인 거죠. 상담사: 지금 "있는 그대로의 나는 별로다"라고 말씀하셨는데, 그 말을 하면서 어떤 감정이 올라와요? 내담자: (울음) 슬퍼요. 그리고... 화나요. 왜 나는 그냥 나여도 괜찮지 않은 건지. 상담사: 슬픔과 분노가 같이 있군요. "왜 나는 그냥 나여도 괜찮지 않은 건지" — 이 질문은 정말 중요한 질문인 것 같아요. [25:30] 내담자: (10초 침묵) ...선생님, 근데요. 이번에 교수님한테 면담을 갔었어요. 성적 때문에. 근데 교수님이 "왜 이렇게밖에 못 했어?" 이러시는 거예요. 그 순간 엄마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어요. 또 실망시켰다, 이런 느낌. 상담사: 교수님의 말에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고요? 내담자: 네. 똑같았어요. 뭘 해도 부족한 사람. 잘해야만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. 교수님한테도 그렇고, 엄마한테도 그렇고, 친구들 사이에서도 그래요. 제가 발표를 잘하면 애들이 "와 지영이 잘한다!" 이러는데, 못하면 아무도 말 안 해요. 그럼 저는 또 '아, 역시 실망했구나' 이런 생각이 들어서 사람들 만나기가 싫어져요. 상담사: 엄마, 교수님, 친구들... 여러 관계에서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네요. "잘해야 인정받고, 못하면 존재감이 사라진다"는 느낌이요. 내담자: (고개 끄덕) 네, 맞아요. 그래서 점점 사람들을 피하게 돼요. 만나면 잘해야 하니까. 피곤해요. [30:00] 상담사: 사람을 만나는 게 "잘해야 하는 무대"처럼 느껴지는 거군요. 내담자: 맞아요, 무대요. 항상 평가받는 느낌. 편한 곳이 없어요. 집에서도, 학교에서도, 친구들이랑 있어도. 상담사: 어디에서도 평가 없이 그냥 "나"로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없다고 느끼시는 거네요. 내담자: 네. 연구실에서도 그래요. 선배가 "지영아 이 논문 리뷰 해봤어?" 물어보면, 안 했으면 "죄송합니다" 먼저 나와요. 근데 선배는 그냥 확인하려고 물어본 건데 저는 이미 "또 실망시켰다" 모드가 되는 거예요. 스스로도 과하다는 걸 알아요. 근데 멈출 수가 없어요. 상담사: 스스로도 과하다는 걸 인식하고 있다는 건 중요한 것 같아요. 그 패턴을 알아차리는 순간이 있으니까요. 내담자: 근데 알아차려도 달라지는 게 없으니까 더 답답해요. "아, 또 이러고 있다" 하면서도 똑같이 위축되고. [34:20] 상담사: ...여기에서는 어때요? 내담자: (15초 침묵) ...여기는요? (작은 목소리) ...좀 다른 것 같아요. 선생님은 제가 뭘 잘못해도 그냥 물어봐 주시니까. "왜 그랬어" 이런 게 아니라 "어떤 기분이었어?" 이렇게. 그게... 좀 낯설어요. 상담사: 낯설군요. 내담자: 네. 근데 낯설면서도... 좀 편해요. (눈물) 왜 울음이 나는지 모르겠는데. 상담사: 울어도 괜찮아요. 지금 여기서는 그냥 울어도 돼요. 내담자: (30초 울음) ...감사해요. 이런 말 처음 들어요. 울어도 된다는 거. 상담사: 지영씨가 울 수 있다는 건, 지금 이 공간에서 조금이라도 안전하다고 느낀다는 뜻이기도 해요. 내담자: (고개 끄덕) ...그런 것 같아요. 밖에서는 절대 안 울거든요. 울면 약한 사람 취급받을 것 같아서. [38:00] 상담사: "약한 사람 취급"이요? 내담자: 네. 엄마가 그러셨어요. 제가 초등학교 때 친구랑 싸우고 울면서 들어갔는데, "울지 마, 울면 진 거야" 그러셨어요. 그때부터인 것 같아요. 감정을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. 학교에서도 절대 안 울었어요. 화장실 가서 혼자 울었어요. 상담사: 어렸을 때부터 감정을 숨기는 법을 배우셨군요. 내담자: 네. 근데 지금 생각하면... 그때 엄마가 안아주셨으면 어땠을까, 이런 생각이 가끔 들어요. "울지 마" 대신 "많이 속상했구나" 이렇게. 근데 우리 엄마는 그런 분이 아니시니까. 상담사: 지금 그 말을 하면서 표정이 좀 달라졌어요. 어떤 마음이에요? 내담자: (7초 침묵) ...그리운 것 같아요.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걸 그리워하는 게 웃기지만. 근데 선생님이 아까 "울어도 괜찮다"고 하셨을 때, 그때 좀... 그때가 제가 원했던 그 순간인 것 같아요. [42:30] 상담사: 지영씨, 아까 여러 관계에서 같은 패턴이 반복된다고 하셨잖아요. 엄마, 교수님, 친구들. 제가 좀 정리해봐도 될까요? 내담자: 네. 상담사: 지영씨가 바라는 건 "인정받고 싶다,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싶다"인 것 같아요. 그런데 상대의 반응은 침묵이거나 비판이고, 그러면 지영씨는 위축되거나 사람을 피하게 되고. 이 패턴이 엄마와의 관계에서 시작돼서, 교수님, 친구, 연구실 선배까지 확장되고 있는 것 같아요. 내담자: (20초 침묵) ...네. 정확해요. 제가 말로는 못했는데 선생님이 딱 정리해주시니까 소름 끼쳐요. 진짜 그래요. 다 똑같은 거예요. 사람만 바뀌지 제가 느끼는 건 항상 같아요. 상담사: 그걸 알아차린 것 자체가 정말 큰 거예요. 내담자: 근데 알아차리면 뭐가 달라져요? 알면서도 반복하는 게 더 힘든 거 아니에요? 상담사: 지금까지는 이 패턴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자동으로 작동했잖아요. 이제 보이기 시작했으니까, 다음에 교수님 면담에서 "또 실망시켰다"는 생각이 올 때, "아, 이 패턴이 지금 작동하고 있구나" 하고 알아차릴 수 있을 거예요. 그게 첫 번째 변화의 시작이에요. [46:00] 내담자: ...그럴 수 있을까요? 상담사: 오늘 지영씨가 여기서 보여주신 것만 봐도,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요. 자기 패턴을 이렇게 솔직하게 들여다보는 건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. 내담자: (조용히 미소) ...감사해요. 좀... 처음으로 누가 저한테 "충분하다"고 말해주는 느낌이에요. 상담사: 지영씨, 오늘 정말 용기 있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. 마지막으로, 이번 주에 하나만 해보면 좋겠는 게 있어요. 일상에서 "또 실망시켰다"는 생각이 들 때, 그 순간을 알아차리고 메모장에 적어보는 거예요. 언제, 누구와, 어떤 상황이었는지. 바꾸려고 할 필요 없이, 그냥 알아차리기만 하면 돼요. 내담자: 알아차리기만요? 상담사: 네. 알아차리는 것 자체가 이미 변화예요. 다음 시간에 같이 살펴봐요. 내담자: 네. (조용히 고개 끄덕) 다음에도 올게요. 오늘 여기 와서 좀 다행이에요. 상담사: 저도 오늘 시간이 의미 있었어요. 다음 주에 봬요. 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 [상담사 메모] - 핵심 자동적 사고: "나는 안 되는 사람이다", "잘해야만 사랑받을 수 있다", "내가 있으면 폐를 끼친다", "울면 약한 사람이다" - 인지 왜곡 패턴: 과잉일반화, 이분법적 사고, 독심술, 자기회피(self-handicapping) - CCRT 관계 패턴: · 소망(Wish): 인정받고 싶다, 있는 그대로 수용받고 싶다 · 타인의 반응(RO): 침묵, 비판, 무관심 · 자기의 반응(RS): 위축, 회피, 자기비난 · 반복 관계: 엄마 → 교수 → 친구 → 연구실 선배 - 인본주의 관점: · Ideal self(엄마가 기대하는 완벽한 딸) vs Real self(불완전한 나) 괴리 · 조건부 사랑: "잘해야 사랑받을 수 있다" · 자기실현 경향성 단서: "왜 나는 그냥 나여도 괜찮지 않은 건지" (자기 수용 욕구) - 치료적 전환점: · [34:20] "여기서는 좀 다른 것 같아요" — 상담 관계에서 새로운 경험 · [38:00] "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걸 그리워하는 게 웃기지만" — 욕구 인식 · [46:00] "처음으로 누가 저한테 충분하다고 말해주는 느낌" — 무조건적 수용 경험 - 과제: 일상에서 "또 실망시켰다" 패턴 알아차리기 (메모) - 다음 회기 목표: 조건부 자기가치(conditional self-worth) 탐색, 자기회피(self-handicapping) 패턴 인식 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